복잡한 세상에서 개들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자신을 둘러싼 사회질서에 잘 적응해야 합니다. 개의 역할과 의무는 매우 다양한데, 충분한 훈련으로 주인에게 순종하는 것을 배우고 말썽을 부리지 않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이를 위해 주인은 개한테 명령에 순종하는 기본적인 복종 훈련을 가르쳐야 합니다.
복종훈련이란 주인이 권위적으로 때려서 말을 잘 듣게 길들인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런 방법은 동물 학대일 뿐만 아니라 원래의 훈련 목적도 이룰 수도 없고, 개들에게 공포심만 키워줄 뿐입니다.
기본적으로 훈련은 개와 주인 모두에게 즐거워야 합니다. 개들은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칭찬하고 상으로 간식을 주면 기꺼이 자신의 역할을 해냅니다. 단, 이때 반드시 주인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인식시켜야 합니다.
제1 법칙은 바로 '개를 혼동시키지 말라'는 것입니다.
개는 즉각적으로 반응할 뿐, 10분 전의 일에 대해서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동안에 몇 가지 다른 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마음껏 달리고 있는 개에게 되돌아오라고 불러봐도, 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주인은 짜증이 나서 화난 목소리로 다시 개를 부르지만, 마찬가지입니다. 하는 수 없이 달려가서 붙들어 세운 뒤에 찰싹 때립니다. 심지어 목줄로 때리기까지 합니다. 이를 통해 개는 무엇을 배울까요?
'만일 주인이 부르면 멀리 달아나야지. 잡히면 때릴 테니까 말이야. 주인이 목줄을 들고 있을 때도 역시 달아나야지. 왜냐하면 그걸로 나를 칠 테니까.'
개의 이런 반응은 논리적으로 전혀 틀리지 않습니다. 주인이 개에게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그럴듯합니다.
제2 법칙은 바로 '개처럼 생각하라'입니다. 사람처럼 복잡하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처음에는 사람이 없는 조용한 장소에서 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는 이미 목에 목줄을 매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것이 자신을 묶어둔다는 것은 모릅니다. 줄을 잡고 '붙어'라고 명령하고 개와 훈련 장소를 한 바퀴 돕니다. 개가 줄을 잡아당기면 바로 걸음을 멈추고 '이리 와'라고 말하고, 오지 않을 때는 간식으로 유도합니다. 강아지와 밀고 당기는 신경전을 벌이면 절대 안 됩니다. 마치 당나귀에게 당근을 주듯이, 개에게 먹을 것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다시 훈련 장소를 돕니다. 그러면 개는 곧 구속감이 주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개처럼 생각해야 한다는 원칙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제재를 받는 대신에 맛있는 간식을 얻는 것은 공정한 거래인 셈입니다.
이 첫 단계의 복종훈련을 개가 잘할 때까지 반복해야 합니다. 그러나 훈련 시간은 1번에 몇 분으로 짧게 해야 합니다. 전문 훈련사들은 종종 먹을 것으로 훈련을 유도하는 방법을 쓰면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자주 먹을 것을 주면 개가 일을 잘할 때마다 먹을 것을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주장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견종에 따라서 훈련의 난이도가 많이 달라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보더 콜리는 주인을 기쁘게 하려는 마음이 강해서 머리만 쓰다듬어주어도 충분한 보상으로 여깁니다. 하지만 테리어 종류는 이와 아주 다릅니다. 테리어 역시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을 좋아하지만, 결코 맛있는 음식만큼 기뻐하지는 않습니다.
일단 개가 목줄에 묶이는 두려움을 극복하면 몇 가지 규칙을 가르칩니다. 개는 목줄을 매면 한결같이 일단 저항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시험 삼아 줄을 당겨봅니다. 바로 여기서 모든 일이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주인은 개가 목줄을 잡아당기면 목줄을 자신 쪽으로 다시 끌어당깁니다. 그럼 개는 고개를 목줄 안쪽으로 돌려 뒤에 서 있던 주인을 자기 뒤로 잡아당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빨리 터득하게 됩니다.
줄을 끌어당기는 버릇은 그냥 내버려두면 안 됩니다. 즉시 걸음을 멈추고 '이리 와'라고 부릅니다. 개가 돌아오면 칭찬해 주고 먹을 것으로 상을 줍니다. 그런 다음 다시 훈련을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줄을 아주 짧게 잡고 개가 앞서지 않도록 합니다. 항상 리더가 앞장서서 걷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